가정법원 신고서나 금융회사 서식을 받아 들면 맨 위 칸에 '피상속인'이라는 낯선 단어가 먼저 보입니다. 이 칸에는 돌아가신 분, 곧 이번 상속이 시작된 원인이 된 사람의 이름을 적습니다. 서식을 내는 내 이름은 그 아래 상속인 칸이나 신고인 칸으로 내려갑니다.
단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한자어이기 때문이고, 뜻을 한 번 풀어 두면 다른 서류에서도 헷갈리지 않습니다. 이 문서는 이 용어의 뜻, 함께 쓰이는 비슷한 이름들과의 차이, 민법 조문 속에서 이 단어가 맡는 역할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피(被)'는 넘겨지는 쪽이라는 표시입니다
상속(相續)은 앞사람의 자리를 뒷사람이 잇는다는 말이고, 그 앞에 붙은 피(被)는 어떤 일을 당하는 쪽을 가리키는 글자입니다. 그러니 이 단어는 자기 권리와 의무가 다른 사람에게 넘겨지는 쪽, 다시 말해 돌아가신 분을 뜻합니다. 상속인은 반대편에서 그 권리와 의무를 받아 잇는 사람입니다.
생활법령정보의 용어 풀이에는 사망한 사람과 함께 실종선고를 받은 사람도 들어 있습니다. 법원이 일정한 요건 아래 사망한 것으로 보는 사람도 같은 자리에 선다는 뜻인데, 언제를 기준으로 보는지는 실종선고를 다룬 문서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민법은 이 단어를 '기준점'으로 씁니다
민법 상속편에는 이 단어가 거의 모든 조문에 등장합니다. 쓰임새를 모아 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모든 계산을 돌아가신 한 사람에게서 출발시킨다는 점입니다.
- 상속은 사망으로 시작되고(제997조), 그 장소는 고인의 주소지입니다(제998조).
- 이어받는 차례는 고인의 직계비속, 고인의 직계존속, 고인의 형제자매처럼 고인을 중심에 두고 셉니다(제1000조 제1항).
- 넘어가는 범위는 고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 전체이고, 그 사람에게만 붙어 있던 것은 빠집니다(제1005조).
- 기여분도 고인을 특별히 부양했는지, 고인의 재산을 지키거나 늘리는 데 특별히 기여했는지를 묻습니다(제1008조의2).
조문을 읽다가 피상속인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돌아가신 그분'으로 바꿔 읽어 보세요. 제1005조를 그렇게 읽으면 "이어받는 사람은 돌아가신 분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통째로 넘겨받는다"는 쉬운 문장이 됩니다.
같은 집안이라도 누구를 기준점에 놓느냐에 따라 순위표와 서류 묶음, 법원과 세무서가 모두 달라집니다. 그래서 상속 문제를 정리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이번 절차의 기준 인물이 누구인가"를 한 줄로 적어 두는 것입니다.
세법과 등록 서류에서는 이름이 조금 바뀝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도 같은 단어를 쓰면서, 상속개시일을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로 정의합니다(제2조 제2호). 다만 실종선고로 상속이 시작된 경우에는 선고일을 그날로 본다는 단서가 붙어 있어 민법과 계산이 갈립니다. 세금을 매기는 세무서도 고인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정합니다(제6조 제1항).
가족관계등록 서류에서는 이 단어 대신 다른 표현이 쓰입니다. 사망신고서에는 '사망자'의 성명과 등록기준지를 적고, 고인을 기준으로 발급한 증명서에서는 맨 위 '본인' 칸에 고인이 나옵니다. 증명서의 본인 칸을 신청한 내 이름이 들어가는 자리로 착각하면 엉뚱한 사람 기준 서류를 떼게 되니, 발급 전에 누구를 본인으로 신청하는지부터 확인하세요.
비슷한 이름 다섯 개를 한 표로
| 이름 | 누구인가 | 법령에서 쓰이는 곳 |
|---|---|---|
| 피상속인 | 사망하거나 실종선고를 받아 권리·의무가 넘어가는 사람 | 민법 상속편 전반 |
| 상속인 | 법이 정한 차례에 따라 이어받는 사람 | 민법 제1000조 이하 |
| 유언자 | 법이 정한 방식으로 유언을 남긴 사람 | 민법 제1065조 이하 |
| 수증자 | 증여를 받는 사람. 민법은 유증을 받는 사람도 이 말로 부르는 조문이 있음 | 민법 제556조, 제1076조 |
| 수유자 | 유증이나 사인증여로 재산을 받는 사람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5호 |
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한 사람이 여러 이름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언장을 남기고 생전에 자녀에게 아파트를 넘겨준 분이라면 상속 절차에서는 넘겨주는 쪽, 유언 검인 절차에서는 유언자, 아파트를 넘긴 계약에서는 증여자입니다. 이름은 절차마다 바뀌어도 사람은 하나이므로 서류도 그 한 사람을 기준으로 모읍니다.
서식에서 헷갈리기 쉬운 칸
가정법원에 내는 한정승인·포기 신고서처럼 고인을 기준으로 쓰는 서식에는 비슷한 칸이 반복됩니다. 생활법령정보는 이런 신고서에 고인의 성명과 최후주소, 신고인과 고인의 관계를 적도록 안내합니다.
- 관계 칸 — 신고하는 사람이 고인에게 어떤 사람인지(배우자, 자녀 등)를 적습니다. 고인이 신고인에게 어떤 사람인지를 거꾸로 적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최후주소 칸 — 고인이 마지막으로 생활하던 주소입니다. 신고인이 지금 사는 곳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주소가 왜 중요한지는 마지막 주소지 문서에서 이어집니다.
- 사망 일시 — 기본증명서에 적힌 날짜와 시각을 그대로 옮깁니다. 기억이나 부고 문자에 적힌 날짜를 쓰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살아 계신 부모님을 미리 이 이름으로 불러도 되나요?
A. 상속은 사망이나 실종선고로 시작되므로, 생전에는 그 지위가 아직 생기지 않습니다. 생전에 재산을 넘기는 것은 증여이고, 그때 부모님은 증여자가 됩니다.
Q. 회사나 재단도 이어받는 쪽이 될 수 있나요?
A. 생활법령정보는 법인은 상속인이 될 수 없고 유증으로만 재산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고인이 유언으로 법인에 재산을 남겼다면 그 법인은 차례에 따라 이어받는 사람이 아니라 유증을 받는 쪽으로 다뤄집니다.
정리
서류 맨 위 칸의 주인공은 돌아가신 분이고, 그 아래 이름들은 모두 그분과의 관계로 정해집니다. 용어를 정리했다면 첫 화면에서 신고 기한과 주소지, 계약 승계 같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556조·제997조·제998조·제1000조 제1항·제1005조·제1008조의2·제1065조·제1076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2호·제5호·제6조 제1항 [시행 2026. 1. 2.][법률 제21065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2항·제84조 제2항 [시행 2026. 10. 2.][법률 제21857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용어 풀이·신고서 기재사항·법인과 유증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상속인 개념과 순위」「상속 포기의 개념 및 방법」(2026-09-30 기준) 2026-10-20 확인